연예인을 좋아하는 2가지 이유에 대한 쓸데없는 잡담

생각하고 2009/06/04 16:45

- 보통 연예인을 좋아하는 이유는 2가지로 나눌 수 있어.

연예인에 대한 관심이 없는 줄 알았던 그가 말했다.

- 너 요즘 좋아하는 연예인 생겼냐?

물음에 대한 답을 기대한 건 아니지만 역시나 그는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내뱉기 시작했다.

- 첫번째는 그 연예인이 연기한 캐릭터야. 직접 만나서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잖아. 그래서 보통 사람들은 TV나 영화의 특정 캐릭터를 그 연예인에게 투영시키는 거지. 마치 그 캐릭터의 성격이 진짜 그 연예인의 성격인 것처럼 말야. 하지만 TV나 영화는 중간을 생략하고 스토리와 연관이 있느냐 없느냐로 편집을 해버리지. 결국 극단적 캐릭터의 모습을 느끼게 되지. 끽해야 2시간, 길어야 16부작 정도 되는 화면 속 캐릭터의 행동이 어떻게 그 연예인의 진짜 행동이 되겠냐고. 따라서 이 이유로 특정 연예인을 좋아한다는 건 아주 바보같은 일이 되는 거지.

- 당연한 얘기잖아. 사람들이 바보가 아닌 이상 특정 캐릭터 때문에 그 연예인을 좋아하게 된단 말야?

- 사람들은 생각보다 바보야. TV 드라마에서 악역을 맡아 연기한 탤런트를 실제 길가다 만나면 그 탤런트의 진짜 이름을 부르는 게 아니라 악역의 이름으로 부르고, 그 악역의 연기에 기반해서 저 탤런트는 나쁜 사람이라고 착각을 하잖아. 사람들이 현실과 픽션을 정말 명확하게 구분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나는 아니라고 봐. 사람들은 자기가 원하는 것만 보고 생각하고 싶은대로 생각하게 되어 있어.

- 하긴 화면 속의 이야기와 화면 밖의 현실을 겹쳐서 보는 경향이 꽤 있는 거 같아.

- 김혜자라는 탤런트는 참 자상한 어머니로 포지셔닝 되어 있지. 과거 맡았던 캐릭터들이 대부분 한국적 어머니 상의 스테레오타입이었어. 그런데 김혜자가 진짜 어머니의 손맛이 가득한 요리를 만든다고 생각해? 실제 김혜자가 만든 요리를 맛본 적 있어? 그저 상상의 결과야. 상상하고 믿어버리는 거지.

- 그러고 보니 예전에 어디선가 김혜자는 직접 요리를 하는 일이 거의 없고, 오히려 김수미가 요리를 잘 한다는 얘기를 본 거 같아.

- 어쨌든 보통 사람들이 연예인을 바라보는 관점은 연예인 자체가 아니라 그 연예인이 연기하는 캐릭터에 기반하는 것이지. 결국 연예인은 특정 캐릭터에 매몰되버리면 얻는 것도 있고 잃는 것도 있게 되는 거야. 그건 그 연예인이 스스로 결정해야 하겠지.

- 그렇군.. 그런데 또 한가지는 뭐지?

- 사람들이 연예인을 좋아하게 되는 두번째 이유는 누구나 잘 알고 있는 거야. 바로 화면을 통해서 눈으로 보게되는 외모지. 얼굴이나 몸매, 가슴 같은 그런 부분들. 아. 일부이긴 하지만 목소리라든지 이런 눈에 보이지 않는 외모에 기반한 매력도 있긴 해.

- 크크..

- 남자 배우들이 하나같이 탄탄한 복근을 만드는 거나, 여자 배우들이 가슴 성형을 하는 거나.. 모두 보통 사람들의 호감을 얻기 위해 투자하는 거야. 일단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야 하니까. 사람들에게 자신의 매력을 어필해서 자신의 인지도를 높여야 생명력을 가지게 되는 거지.

- 하긴.. 빵빵한 가슴으로 연예계에 데뷔하는 여자배우들도 꽤 있는 걸 보니 맞는 말 같다.

- 외모가 특정 연예인에 대한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예를 들어 볼까? 김옥빈이라는 배우가 있지. 김옥빈이 예전에 TV에 나와서 할인카드 어쩌고 하면서 욕 좀 먹었잖아. 된장녀니 뭐니 하면서 말이지. 그런데 그 이후에 모 음악 시상식 예고편으로 찍은 댄스 영상에서 란제리같은 얇은 옷 입고 나와서 다리 벌리고 춤을 추며 튼실한 허벅지를 보여줬어. 외모의 매력을 드러낸 거지. 그리고 나서 박쥐라는 영화에서 좀 벗어주니까 예전과 다른 평가를 받고 있잖아. 된장녀라는 논란은 쑥 들어가버렸고, 어느정도 배우로 인정해 주고 있어. 김옥빈이 외모의 힘을 잘 이용했어. 향후 어떤 작품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자신이 가진 외모의 힘을 극대화할 수 있게 될 거야. 그런 면에서 꽤 영리한 배우 같아.

- 그런데 갑자기 왠 연예인 얘기를 하고 그래? 넌 연예인한테 관심이 없지 않았어?

- 맞아. 별 관심이 없지. 그런데 가끔 사람들이 내게 좋아하는 연예인을 물어보거나 이상형을 물어보는 일이 있길래 연예인을 좋아한다는 것에 대해서 좀 생각을 하게 됐어.

- 내가 보기엔 크게 영양가 있는 생각은 아닌 거 같다. 그냥 닥치고 술이나 먹자.

나는 아무것도 아닌 것을 가지고 쓸데없이 진지하게 풀어보려는 그의 정신세계를 여전히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 날 술값은 그가 냈기 때문에 참아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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